"치료 미룬 허리 디스크, 이런 문제까지 불러" 재활의과 의사 김성헌
허리 통증이 있을 때 단순 노화로 여기고 병원을 찾지 않는 이들이 많다. 운동하면 나아질 거란 생각에 통증을 참아가며 운동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허리 통증이 있을 때는 병원부터 방문해 보는 것이 좋다. 다양한 질환이 원인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 통증 등이 동반되면 허리 디스크를 의심해 볼 수 있는데, 허리 디스크의 치료 시기를 놓치면 통증이 만성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재활의학과 김성헌 원장(하남재활의학과의원)과 함께 허리 디스크의 원인부터 치료 방법까지, 상세히 알아본다.
q. 허리질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허리 디스크, 정확히 어떤 질환이고, 왜 발생하나요?
디스크는 원래 질환명이 아니고 해부학적인 구조물을 일컫는 말입니다. 우리 몸의 기둥 역할을 하는 척추뼈는 총 33개가 있는데요. 이것들이 딱 붙어 있으면 우리 몸을 굽힐 수도, 젖힐 수도, 좌우로 돌릴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척추뼈 사이에는 완충 작용을 하고, 척추뼈의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도넛 모양의 구조물이 있는데요. 이것을 바로 디스크, 우리나라 말로는 추간판이라고 합니다.
디스크는 안쪽에 말랑말랑한 수액 부분을 탱탱한 섬유륜이 감싸고 있는 형태인데요. 이 디스크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이 가해지거나 나이가 들어 변형이 오면 주변으로 튀어나오게 됩니다. 보통 '디스크'라고 하는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한 상태입니다.
q. 허리 디스크의 주요 증상이 궁금합니다. 다른 질환과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요?
허리 디스크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은 한쪽 허리나 엉덩이가 아프고, 허벅지나 종아리 쪽으로 당김이 오는 경우입니다. 이 같은 증상이 엉덩이부터 다리까지 쭉 내려가는 경우도 있고, 좀 위로 올라와서 엉덩이랑 허벅지까지만 아픈 경우도 있어요. 이 외에도 디스크가 얼마나 밀려왔는지, 그리고 어느 쪽으로 밀려 나왔는지에 따라 주변의 어떤 구조물을 어떻게 압박하는 가가 달라지고요. 이에 따라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아프거나 저린 것 말고도 다리에 쥐가 난다든지 간지럽거나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증상들이 다양하고 기묘하게 나타나죠.
무엇을 들거나 쪼그려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날 때 허리가 뜨끔할 때가 있잖아요. 이럴 때 디스크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감별해야 할 게 요추 염좌입니다. 둘 다 허리도 아프고 엉덩이까지 아픈 경우가 많은데요. 디스크의 경우에는 주로 왼쪽이나 오른쪽, 한쪽으로 증상이 국한되는 경우가 많고 허벅지나 종아리까지 증상이 내려오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염좌와 구별할 수 있습니다.
디스크가 왔는데 다리로 뻗치는 방사통이 없다면 감별이 정말 어려울 수도 있어요. 이럴 경우에는 요추뼈 골절이나 디스크 자체의 손상, 혹은 척추뼈의 감염, 척추 종양 등 여러 질환의 가능성을 고려해 봐야 합니다.
q.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 다양한 만큼, 정확한 진단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허리 디스크, 어떻게 진단하나요?
가장 중요한 것은 병력 청취입니다. 어떤 식으로 아프고 통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떨 때 통증이 나타나는지 자세히 듣는 과정이죠. 누워 있는 상태로 다리를 들어 올리는 하지 직거상 검사나 허리의 기립근이나 허벅지, 엉덩이 근육의 긴장도나 통증의 정도를 확인해 보는 진찰도 물론 필요하겠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환자분이 병원에 들어오시는데 허리를 못 펴장 중요한 것은 병력 청취입니다. 어떤 식으로 아프고 통증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어떨 때 통증이 나타나는지 자세히 듣는 과정이죠. 누워 있는 상태로 다리를 들어 올리는 하지 직거상 검사나 허리의 기립근이나 허벅지, 엉덩이 근육의 긴장도나 통증의 정도를 확인해 보는 진찰도 물론 필요하겠습니다.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환자분이 병원에 들어오시는데 허리를 못 펴고, 한쪽으로 기울어 있어요. 그리고 왼쪽 엉덩이를 두들기며 5일 전에 삐끗했는데 며칠 지나니 너무 아프고 왼쪽 다리까지 저려 잠을 못 잔다고 호소하십니다. 이런 경우에는 급성 디스크일 가능성이 굉장히 높겠죠.
디스크인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러 개의 디스크 중 어떤 것이 문제를 일으켰는지 진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저림이나 당김이 어디에 있느냐, 그리고 다리의 어떤 근육을 침범했느냐 등을 살피면 보통 유추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확인해 보면 더 좋겠죠. 이럴 때 하는 게 x-ray 검사입니다. x-ray 검사를 통해서 허리 디스크 사이의 간격이 어느 정도 떨어졌는지를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간혹 엑스레이로 잘 안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이럴 때는 mri 검사를 통해 자세히 살펴야 합니다. mri는 보통 극심한 디스크가 왔을 때 시행하며, 초기에 바로 찍는 사례는 드뭅니다. 물론 증상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겠습니다.
x-ray나 mri 검사 시 여러 개의 디스크에서 문제가 발견되기도 하는데요. 이때는 진짜 문제를 일으키는 디스크를 확인하기 위해 근전도나 신경전도 검사까지도 해볼 수 있습니다.
q. 수술 없이도 허리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나요?
대부분의 디스크, 즉 추간판 탈출증은 특수한 처치를 하지 않아도 상당수는 스스로 회복합니다. 디스크 탈출이 주변 신경 조직을 직접 압박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실제로는 디스크가 직접 신경을 누르는 경우보다는 이런 변형 때문에 발생한 신경 주변의 염증이 증상을 야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따라서 치료의 핵심도 염증 조절이 되겠죠. 통계를 보더라도 신경이 많이 눌려서 수술적인 치료까지 필요한 경우는 5~10%로 매우 적습니다.
그래서 디스크 치료의 목표는 스스로 낫는 과정을 돕고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일단 통증이나 저림 증상을 조절하기 위해 물리 치료를 먼저 하고요. 염증 조절을 위해 약물 치료를 병행합니다. 신경 주변의 염증이 심해서 기침만 해도 다리 뻗침이 심하고, 골반이 돌아가 있거나 힘이 약간 빠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주사 치료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주사 치료는 주사 부위의 염증을 강력하게 조절해서 디스크 증상을 빨리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힘이 많이 빠지거나 마비가 오는 경우에는 일단 수술을 먼저 고려해 봐야 하고요. 그밖에 통증의 정도가 너무 심하고, 보존적 치료를 여러 가지 해봤는데도 증상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도 수술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김성헌 원장 (하남재활의학과의원 재활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