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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단계에 맞춰 차근차근 치료해야" 정형외과 의사 조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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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이자 기둥 역할을 하는 신체 기관이다. 기둥이 바로 서야 집이 튼튼하듯 척추가 바로 서야 전반적인 신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이렇듯 척추는 우리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데, 그 역할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이들은 드물다. 디스크, 척추관 협착증에 대해 들어본 이들이 많지만, 여전히 오해를 가진 이들이 많기도 하다. 이에 정형외과 조훈식 원장(아산재건정형외과)과 함께 척추와 관련 질환에 대해 자세히 살폈다. 다음은 조훈식 원장이 김지현 아나운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q. 척추의 구조와 역할이 궁금합니다.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이죠. 척추는 목뼈 7개, 등뼈 12개, 허리뼈 5개, 그리고 밑에 붙어 있는 천추와 꼬리뼈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 구조에 대해 쉽고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깡통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척추는 마치 깡통을 쭉 쌓아놓은 것 같은 형태를 띠고 있는데요. 이 깡통과 깡통 사이에는 막으로 쌓인 젤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깡통과 젤리가 따로 놀지 않도록 뒤쪽에서 연결해 주는 것이 있어요. 바로 관절인데요. 척추의 관절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무릎이나 어깨 관절처럼 튼튼하지 않고, 매우 작습니다. 그래서 척추 앞쪽에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뒤쪽 관절이 금방 닳죠.

척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신경의 통로가 된다는 점입니다. 깡통을 쌓아 놓은 바로 뒤에 하수구 같은 관이 있습니다. 이 관을 우리는 척추관이라고 부르는데요. '척추관 협착증'이란 질환은 이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생깁니다. 이 척추관에는 뇌에서부터 내려오는 여러 다발의 신경이 지나가는데요. 이 신경은 각각 움직임, 감각, 그리고 자율신경을 지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척추를 다치면 이 신경들이 다치면서 강직이 오고, 늘어지고, 반신불수가 되는 것이죠. 이런 구조를 알고, 척추 질환에 대해 이야기해보면 좋겠습니다.

q. 그럼 이어서, 척추 질환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외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을 제외하고 살펴보자면, 외래에 온 환자의 약 90% 이상은 척추관 협착증에 해당합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앞서 말씀드렸듯 척추관이 좁아지고, 어느 한 부분이 막히는 질환인데요. 이 관을 막는 주요 원인은 앞에 위치한 우리가 흔히 디스크라고 부르는 추간판입니다. 이 디스크가 탈출해서 젤리가 흘러나오면 척추관을 막고요. 그렇게 되면 뒤에 있는 관절이 약해지고, 이와 연결된 인대가 두꺼워집니다. 관은 좁은데 앞에서는 추간판이 튀어나오고 뒤에서는 인대가 미는 것이죠. 이것이 심해지면 다리를 쓰지 못하는 급성 디스크가 발생하는 것이고요. 대부분의 사람은 피가 안 통하는 척추관 협착증 증상이 나타납니다.

척추관 협착증은 날씨가 춥거나 오래 같은 자세를 유지할 때, 또 자다가 일어날 때 등 피가 줄어들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인데요. 증상은 어느 영역에 문제가 생겼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가 아프면 요추 5번 쪽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죠.

이처럼 밀려 나온 디스크와 두꺼워진 인대가 척추관을 눌러서 생기는 게 척추관 협착증인데요. 이 외에도 종양이 밀고 나오거나 골편, 즉 뼛조각이 튀어나와 누르면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 둘은 다른 개념인가요?
환자분들이 병원에 오셔서 '저 디스크가 있었습니다'라고 말씀하세요. 이때 제가 '척추관 협착증이 있으십니다'라고 이야기하면 완전히 다른 질환이 생겼다고 생각하시곤 합니다. 그런데 사실 이는 같은 말입니다.

무슨 말이냐 하면, 디스크가 앞에서 튀어나온 그 자체를 디스크라고 합니다. 그런데 앞서 디스크가 튀어나와 관을 막으면 척추관 협착증이라고 말씀드렸죠. 즉, 디스크와 척추관 협착증은 원인과 결과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쉽게 구별할 때는 디스크라 하면 급성으로 터져서 통증이 나타날 때를 말하고요. 척추관 협착증이 있다는 것은 디스크가 터지고 시간이 지난 후 다른 양상으로 증상이 나타날 때를 지칭한다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q. 그럼, 이들 질환은 어떤 방식으로 진단하나요?
환자분이 오셨을 때 가장 먼저 여쭤봐야 하는 것은 어느 부분에, 어떻게 통증이 있느냐입니다. 그런 다음,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와 연결되어 있는 기본적인 구조, 즉 뼈의 구조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지 x-ray를 찍어봅니다. ct, mri도 많이 들어 보셨을 텐데요. ct는 뼈의 미세한 금까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검사고요. mri는 뼈 외의 연부 조직을 확인할 수 있는 검사입니다. 척추 질환은 이들 검사를 통해 구조를 파악한 후, 이를 바탕으로 계획을 세워 치료를 진행합니다.

q. 척추 치료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척추 치료는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요. 치료는 크게 수술적 치료와 비수술적 치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비수술적 치료란 약물 치료나 주사 치료, 물리 치료, 도수 치료 등을 말하고요. 운동 치료도 이에 해당합니다. 이러한 비수술적 치료로 해결되지 않으면 시술을 해볼 수 있는데요. 시술은 수술과 달리 피부를 째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조금 짼다고 하더라도 마취하지 않죠. 이 외에 피부를 째고, 뼈를 깎고, 절개하는 것들은 모두 수술적 치료입니다.

q. 마지막으로 척추 환자분들에게 전하실 말씀이 있다면요.
척추의 치료 원칙 3가지가 있습니다. '왜 병이 낫지 않냐?'라고 묻는 환자분들에게 제가 자주 설명해 드리는 내용인데요. 첫 번째는 증상이 있는 부분만 치유한다는 점입니다. x-ray 검사에서 4번과 5번 척추가 내려앉은 걸 확인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척추를 끌어올린다거나 하지 않고 증상만 치료합니다. 환자분들이 만족할 때까지요. 왜냐하면 x-ray 상 심하지 않더라도 훨씬 심한 통증이 찾아오는 분들이 많거든요. 척추라는 기관은 완벽히 이해하기 힘들기 때문에 증상만 치료해도 됩니다.

두 번째는 척추관 협착증에 대한 내용인데요. 이는 피가 잘 통하지 않아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피를 많이 공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럼 피를 많이 공급하려면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요? 우선 허리 근육을 잘 길러야 하고요. 허리를 따뜻하게 해줘야 합니다. 운동을 할 때는 앞으로 굽히는 운동보다는 뒤로 젖히는 운동이 좋아요. 수영, 플랭크, 고양이 자세 등을 추천합니다. 등산도 좋지만, 무릎 건강에 나쁘다는 점은 참고하시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평소 앉아 있는 것보다는 서 있는 자세가 척추관 협착증 환자분들에게 좋습니다.

약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허리의 혈류를 증가시켜 주는 약이 있는데요. 이 약을 최소 2~3개월 드시면 좋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신경 차단술을 시행해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약을 밀어 넣으면 통증이 싹 사라지고, 일상생활이 수월해 집니다. 물론 주사에 효과가 없거나 효과 지속시간이 짧은 경우도 있어요. 이때는 꼬리뼈 쪽으로 기구를 집어넣는 시술을 통해 물리적으로 뚫어줘야 합니다. 이걸로도 되지 않으면 수술을 해야 하죠. 이처럼 척추관 협착증은 차근차근 치료를 진행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시술과 수술은 완치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이는 막힌 하수구를 열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약물치료와 주사치료를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 세가지 원칙을 알아두시면 좋겠고요. 더불어서 갑자기 허리를 굽혀서 뭘 줍는다거나 과도하게 무거운 무게로 운동을 하는 것은 지양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또, 평소 스트레칭을 충분히 한 후에 움직이는 습관을 들이시길 바랍니다. 물론 다치는 것에도 주의해야 하고요. 이들을 지키지 않으면 척추 수술까지 이어진다는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기획 = 김지연 건강 전문 아나운서
도움말 = 조훈식 원장 (아산재건정형외과 정형외과 전문의)